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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 the Backrooms
“……여긴?”
의아한 음색이 떠오른다. 눈에 보이는 건 평범한 듯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풍경이다. 낯설지 않은 벽지. 꼭 오래된 호텔의 누렇게 바래고 낡은 벽 같다. 그러나 문제는 호텔처럼 중앙에 카운터가 자리 하지 않았으며, 미로처럼 어딘가로 통하는 듯한 길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방과 복도가 무성의하게 연결된 듯한, 어떠한 가구도 없이 살풍경한 광경. 익숙해서 낯선 풍경이 위화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강창호 헌터?”
그 가운데, 강창호는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김기려.”
뻣뻣한 탈색모. 평소처럼 단정하기 짝이 없는 로브 코트를 차려 입은 금발 머리의 엽사가 그를 발견하고 가까이 다가왔다.
“여긴 어디죠?”
김기려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던전에 휘말린 건 기억이 나는데요.”
던전. 강창호는 파충류를 닮은 눈동자를 돌렸다. 그래. 던전 이외의 장소일 리가 없었다. 하지만…….
“S급을 잡아다 가두는 던전이라.”
강창호가 저 혼자 팔짱을 낀 채 입가를 비뚜름히 올렸다. 그는 오늘 김기려와 만난 적이 없었다. 그 자신의 자택에 있었으니까. 한데, 김기려만 여기에 있고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는 건 의미가 명백하지 않은가.
“정하성과 서대표는 오늘 던전 공략에 들어갔지. 남아있는 댁과 내가 잡혀온 모양이야.”
“엇. 어떻게 아세요?”
“뉴스에서 봤어.”
강창호가 대강 답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들 외의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느껴지지 않는 건 그것뿐만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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